성령강림 대축일은 예수가 부활한 후 50일째 되는 날에 성령이 사도들에게 강림 한 것을 기념하는 교회의 이동 축일입니다.
이날은 특히 성령의 강림으로 교회가 설립되고 선교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을 의미하는 라틴어 펜테코스테스(Pentecostes)는 '50번째'라는 의미를 지닌 그리스어 '펜테코스테'(πεντηκοστη)에서 유래되었으며 이 대축일 전야 때 세례성사를 받는 예비신자들이 하얀 망토를 입었던 것에서 유래하여 화이트선데이(Whitsunday)라고도 부른다고 합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의 기원
성령이 강림한 오순절(사도2,1 : 토비2,1 : 2마카 12,32)은 보리와 밀을 거두어들이고 나서 햇곡식을 하느님께 드리는 봄 수확 감사제였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이 축제를 팔레스티나 땅에 정착한 후 가나안 사람들에게서 받아들인 것으로 추정되는 데, 이것이 후에 구원 역사와 연결되어 시나이 산에서 이루어진 계약과 율법 수여를 기념하는 축제가 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축제를 과월절 첫날부터 시작하여 7주간 후인 시반 달 (현재의 5월) 6일에 거행하였고 이 과월절을 기점으로 50일 후에 거행되는 축제라는 의미에서 오순절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오순절은 초봄의 과월절과 늦가을의 초막절과 같이 순례 축제이기 때문에 13세 이상의 이스라엘 남자라면 누구나 예루살렘 성전으로 순례할 의무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성령강림이 있던 그 날 예루살렘은 많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고 예수의 제자들 및 동조자들도 그곳에 모였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이 날 "세찬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는"청각 현상(2,2)과 "불같은 혀들이 갈라지면서 그들에게 나타나는" 시각 현상(2,3)으로 극적인 효과를 자주 사용한 사도행전의 말씀에서 보듯이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내리셨습니다.
성령의 강림으로 사도들은 여러 가지 다른 언어로 말하게 되었고, 성령을 받은 베드로의 설교로 대략 3,000명이 개종하여 세례를 받았다(2,1-41)고 합니다. 성령강림을 통한 여러 가지 말의 기적(2,3-4, 6-11)을 전한 사도 행전의 저자는, 바벨탑으로 분열된 민족들(창세 11, 1-9)과 대조시키면서 온 인류의 일치. 복음 선포의 의무, 구원의 보편성이라는 신학적인 주제들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과월절이 예수의 부활을 뜻하는 것과 같이 과월절로부터 50일째가 되는 오순절은 예수 부활로부터 50일째에 성령이 강림한 날 즉 성령강림절에 된 것입니다.
성령강림의 의의
성령강림 대축일은 교회 설립 기념일입니다. 성령강림 이후 사도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만백성에게 선포하기 시작하였고, 이를 이어서 세상 종말까지 지상의 나그네요 순례자인 교회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계 만방에 선포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구현할 사명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교회의 탄생, 즉 하느님의 새로운 백성의 탄생과 그 시작은 성령의 놀라운 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령의 힘은 인종과 나라의 온갖 장벽과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성령강림 대축일은 바로 이러한 의미를 기념하는 축일입니다.
Ω. 불혀 모양으로 강림한 성령은 사도들의 지혜를 밝혀주고 마음을 뜨겁게 해주며 여러 가지 언어를 하는 능력으로 세상을 그리스도안에 하나로 뭉처 나가기 시작했습니다.(사도 2, 1-47 참고) 이것은 하느님의 뜻을 기억하기 위하여 모의하는 데 쓰인 말을 뒤섞어 놓으신 하느님께서 그 벌(바벨탑 이야기 : 창세 11, 1-9 참고)을 거두시고 온 인류를 한데 모으시려는 당신의 구원계획을 드러내 보이신 것입니다.
Ω. 추수감사제에 성령을 보내심은 모든 사람을 추수(모으심)할 때가 되었음을 나타내고, 그리스도께서 선포한 하느님 나라가 시작되었음을 알립니다.구약시대에는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 이스라엘을 율법과 정의로써 다스리셨지만 '새로운 계약'을 맺는 "신약의 백성"은 성령의 은총과 사랑으로 다스리겠다는 하느님의 의지를 나타내 보이시는 것입니다.
Ω. 성령은 부활하신 예수님 영이요, 주님 친히 선포한 하느님 나라를 완성하시는 분이며, 우리의 위로자(협조자)와 보호자로 오셨습니다. 또한 성령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 행동으로 가르쳐주신 진리를 세세 대대로 전하며 더욱 깊이 터득케 하고 실천케 하시는 분이십니다. 지상의 나그네요 순례자인 교회는 세상 종말까지 성령과 함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세계 만방에 선포하여 하느님의 사랑과 정의와 평화를 구현할 사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신약의 백성을 보호하고 영도하는 분,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재림 때까지 세상 안에서 하느님의 역사를 이끌어 가는 분은 바로 성령이십니다.
성령강림 전례의 특징
사도 시대부터 매년 부활을 기념하였던 것처럼 2세기부터는 성령강림을 기념하기 위해 성령강림절을 지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당시 오순절은 부활 시기 50일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어서 부활 주일로 시작되어 8주간 동안 계속되었습니다. 따라서 성령강림절은 여덟 번째 주일이었으며, 부활시기의 종말론적 성격을 강조하기 위해 이날을 특히 강조하였습니다.
성령강림 대축일로 부활 시기는 끝나고 연중 시기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부활 시기 동안 제대 옆에 놓였던 부활 초는 성령강림 대축일 이후 세례대 옆에 보관해 두거나, 세례대가 없는 경우 다른 곳에 보관해 두었다가 세례식 때 다시 사용됩니다. 또 부활 팔부 미사 동안"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합시다"라는 파견의 말 뒤에 덧붙여 사용된 '알렐루야, 알렐루야'가 다시 이날 미사 중에 사용됩니다. 미사에 사용되는 제의는 성령의 사랑과 불 혀 모양을 상징하는 빨간 색이며, 부속가 (sequentia ; 성령송가)가 제 2독서 후 알렐루야 전에 노래하거나 읽혀집니다.
성령께서는 전례 안에 활동하시어 우리가 행하는 모든 전례행위를 그리스도의 행위가 되게 하십니다. 때문에 연중 시기가 모두 '성령시기'라 해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성령께 기도 한다기 보다는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기도하신다고 해야 정확한 표현인 듯 합니다.(로마8, 26 참고). 성령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현존하시고, 성령을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을 '아빠''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날 특별히 미사 중에 다음과 같은 '성령송가'를 바칩니다.
오소서, 성령님. 당신의 빛, 그 빛살을 하늘에서 내리소서.
가난한 이 아버지, 은총의 주님, 오시어 마음에 빛을 주소서.
가장 좋은 위로자, 영혼의 기쁜 손님, 생기 돋워 주소서.
일할 때에 휴식을, 무더울 때 바람을, 슬플 때에 위로를.
지복의 빛이시여, 저희 맘 깊은 곳을 가득히 채우소서.
주님 도움 없으면 저희 삶 그 모든 것 이로운 것 없으리.
허물은 씻어 주고 마른 땅 물 주시고 병든 것 고치소서.
굳은 맘 풀어 주고 찬 마음 데우시고 바른길 이끄소서.
성령님을 믿으며 의지하는 이에게 칠은을 베푸소서.
공덕을 쌓게 하고 구원의 문을 넘어 영복을 얻게 하소서
우리의 생활에 비추어 본 성령의 활동 (대건 출판사刊 생활교리中에서 발췌)
▷ 방언, 구마, 치유 같은 성령의 특별한 은혜는 교회의 기초를 놓는 데 필요했던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성령의 은혜에 대해서 고린토 전서 12장과 14장에에서 상세히 말하는데, 그 중간(13장)에서 사랑에 관해 강조합니다.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가리와 다를 것이 없다".
'가장 일상적인 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것이다'라는 말대로 성령은 무엇보다 극히 일상적인 일 즉 그리스도교적 사랑 안에 현존하십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성령의 열매는 사랑, 기쁨,평화, 인내, 온유, 성실, 선의, 호의, 절제"(갈라 5, 22)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성령의 인도와 은총으로 사는 그리스도인의 생활은 숨은 성실, 몰아적 친절(예: 고통받는 병자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 묵묵히 그리고 겸손한 의무수행(예: 어머니가 가정을 돌보는 것), 하느님의 마음이 인간의 마음보다 더 넓고 크다는 확고한 신념과 유혹에 대한 끈질긴 저항, 어려운 형제를 도와주는 친절과 동정, 고요히 기도하는 항구하고 열렬한 마음, 고통중의 인내, 착한 양심의 희열 등, 이런 것들이 바로 오늘날의 성령의 활동입니다.
▷ 은사는 교회 공동체를 위한 것입니다. 사도들에게 내렸던 성령의 은총은 현대 교회의 그것과 형태가 다를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이 그때와는 다르기 때문이죠. 성령의 은사를 받은 오늘날의 공동체를 위한 특별한 사목 능력, 밝은 지혜, 현명한 지도력, 뛰어난 예술성, 탁월한 삶의 모범 등이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이상한 언어를 하는 것보다는 더 큰 귀감이 될 것입니다.
▷ 위계적(位階的)인 성직 자체는 다른 특은들의 진위를 가려내는 하나의 특은입니다.
"누구든지 자기가 예언자거나 성령의 은사를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여러분에게 써 보내는 이 말이 주님의 계명임을 알아야 합니다. 누구든지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그 사람도 인정받지 못합니다."(1코린 14, 37-38) 고 사도 바오로는 말하였습니다.
▷ 우리가 성령을 감각적으로 느끼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성령은 히브리말로 '숨, 바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평소에 공기의 고마움을 실감하지 못하지만 공기가 없어졌을 때 어떻게 되는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얼굴을 감추시면 그들은 소스라치고 당신께서 그들의 숨을 거두시면 그들은 죽어 먼지로 돌아갑니다. 당신의 숨을 내보내시면 그들은 창조되고 당신께서는 땅의 얼굴을 새롭게 하십니다." (시편 104, 29-30)라고 우리는 기도하며 성령의 은총을 구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은총'이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이 말은 성령의 활동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이 게시물은 SRKCC님에 의해 2011-06-09 06:19:38 연례행사에서 이동 됨]